쓰레기를 따라 걷는 여행, 그 막다른 종착역


"내가 버린 쓰레기 어디로 갈까" 프로젝트

최지 님의 “내가 버린 쓰레기 어디로 가나” 프로젝트는 마지막 단계에서 크나큰 반전에 직면하고 말았습니다. 쓰레기와 관련한 수많은 공공데이터들이 있었지만 상당수가 모래성과 같아서 무너지기 쉬운 것들이었습니다. 프로젝트의 기본적인 아이디어, 즉 가정에서 배출된 쓰레기가 어떤 업체에 의해 수거되고 어디로 집적되며 어떻게 처리되는지 데이터를 통해 시각화해보고 싶다는 목표는 명쾌하고 시의성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뒤늦게야 수집한 데이터들이 가진 문제들을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최지 님의 이러한 시행착오의 경험 자체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우선은 해당 분야에 대한 배경과 맥락에 대한 충분한 지식 속에서 연구의 방향을 설정하고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쓰레기와 관련한 데이터들이 수집되고 가공되는 맥락을 알고 있었다면,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다르게 설정했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충분한 지식을 프로젝트 이전에 습득할 수 없더라도, 프로젝트의 초기부터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만나서면서 연구의 제약조건들을 꼼꼼히 따지며 목표와 방향성을 실현가능한 것으로 수정해나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데이터 셋


더 중요한 것은 최지 님의 프로젝트의 궤적 자체가 데이터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는 점입니다. 데이터에 대한 피상적인 상식과는 달리, 데이터는 현실을 투명하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가공을 거쳐 다루기 쉽게 만들어진 현실의 조각입니다. 최지 님이 봉착했던 문제 역시, 쓰레기와 관련된 데이터들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었지만 raw data 수집의 수준에서 데이터의 신뢰성 문제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raw data 수준에서의 문제는 데이터 그 자체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최지 님이 이를 뒤늦게서야 알게 된 것도, 그만큼 특정한 데이터가 지닌 한계를 파악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이는 결국 데이터 그 자체를 맹신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데이터를 적절하게 읽어내고 현명하게 사용하기 위한 훈련, 즉 ‘데이터 리터러시’에 대한 시민교육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습니다. 최지 님 역시 프로젝트를 통해서 “데이터를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눈을 기를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최지 님의 시행착오는 다음번 항해를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최지 님 스스로가 막다른 골목에서 낙담하기보다는, 다른 여행자들이 같은 골목을 마주치지 않도록 프로젝트의 과정을 기록해 보고서를 만들고자 합니다. <공익데이터 실험실>의 다른 팀과는 달리 최지 님은 개인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기에 많은 것들을 혼자서 감당해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2달여간의 프로젝트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을 공부하고 배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최지 님의 프로젝트는 시의성이 강하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될 주제입니다. 시민들이 잘 알지 못하는 쓰레기와 관련한 디테일하고 중요한 지식들, 쓰레기 배출과 연결된 다양한 사회 문제들 등, 혼자서 고군분투하며 공부하고 연구했던 것들을 잘 정리해 만든 보고서는 분명 비슷한 주제에 도전하는 다음번 여행자들의 필독서가 될 것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최지 님의 리포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결과물

[아카이브] 공익데이터실험실